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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축구

오래 전에 축구는 WM 포메이션이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1대1로 수비하는 것이 기본이었고, WM의 형태로 배치한다면 자연스럽게 1대1 매칭이 이루어졌다.

축구 전술의 변화에는 오프사이드 규칙 변경이 함께한다. 전술이 발전할수록 득점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모든 스포츠가 동일한 듯 하다. 축구 또한 득점력이 떨어지자 오프사이드 규칙을 공격에게 유리하도록 바꾸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오프사이드 규칙을 공격에게 유리하게 바꿀수록 더욱 수비적으로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 확실하게 공격수를 막기 위해 중앙에 위치한 선수를 더 아래에 배치하여 최후방 수비수를 한명 더 두게 되었다. WM 포메이션의 경우 최후방 수비수가 2명이었지만 이제는 3명이 되었다. 이제 포메이션은 MM 모양의 MM 포메이션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선수에서 공간으로

이탈리아에서는 공격수를 더 효율적으로 막기 위해 아무도 담당하지 않는 수비수 한명을 최후방에 한명 두기 시작했다. 만약 앞선 라인에서 공격수가 수비수를 제치더라도 한명의 수비수를 더 마주하게 되었다. 즉 더 많은 수비수를 제쳐야 하게 되었고 이는 더욱 득점하기 어려워졌음을 말한다.

새롭게 등장한, 아무도 담당하지 않는 수비수를 리베로라 부르기 시작했다. 리베로는 축구 전술에 있어 처음으로 등장한 공간을 막는 수비수였다. 이는 앞으로의 축구가 사람이 아닌 공간을 막는 스포츠로 전환됨의 예고였다. 이탈리아의 리베로를 탄생시킨 전술을 우리는 카테나치오라 부른다.

네덜란드의 리누스 미헬스는 이러한 흐름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공을 잡은 선수에게 근처에 한명 더 많은 선수를 배치하였을 때 수비가 좋아진다면, 더 많은 선수를 배치하였을 때는 더 좋아질것이라 생각했다. 공 근처에 더 많은 선수를 배치하였을 때 수비가 좋아진다면 공격도 마찬가지알 것이라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그는 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워 “전원 공격, 전원 수비”라 요약되고는 하는 토탈 풋볼을 구사했다. 선수를 막는 축구에서의 완전한 탈피였고, 완전히 공간을 막는 스포츠로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후로의 축구는 공간을 보지 않고는 말할 수 없게 되는 혁명이었다.

두 방향

선수로서 토탈 풋볼을 이끈 요한 크루이프는 FC 바르셀로나에 부임한다. 그는 토탈 풋볼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축구의 시간적 유한성을 주목하였다. 축구의 시간은 90분 남짓, 연장을 포함하더라도 120분 남짓이다. 크루이프는 제한된 시간 속에서 70분동안 공을 점유하고 있다면 질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바르샤 DNA라고 말할 수 있는 크루이프이즘의 시작이었다.

한편 이탈리아의 아리고 사키 감독은 공간적 유한성에 주목하였다. 축구는 경기장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된다. 만약 상대에게 더 적은 여유 공간만이 있도록 만든다면 쉽게 득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에 이탈리아는 또한 마라도나가 날뛰던 곳이었다. 마라도나를 막기 위해서라도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분배해야 했고 이를 위해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였다. 이는 오늘날의 강력한 압박 축구의 근간이 되었으며 우리는 사키이즘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늘날의 축구

크루이프이즘과 사키이즘 또한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크루이프이즘은 불안한 수비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사키이즘의 442는 패스 전개를 위한 삼각형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이 둘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은 오늘날의 축구 전술을 탄생시켰다.

펩 과르디올라는 이를 효율적인 공간 분배 실패가 원인이라 판단하였다. 펩은 축구장을 일정한 공간으로 나누고 공의 위치에 따라 선수가 적절한 공간으로 이동하도록 주문하였다. 이것이 오늘날의 지공 전술의 기본인 포지션 플레이이다.

2010년대 스페인에서는 메시가 날뛰었다. 시메오네는 메시를 억제하기 위해 사키가 그러했듯 442를 차용하였다. 그는 442 포메이션에서의 라인에 주목하였다. 그는 두 라인의 간격을 조절하여 포켓 공간을 최소한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약팀은 더욱 효과적으로 강팀의 공격을 억제하게 되었다. 두줄 수비라 불리는 이 전술은 레스터 우승 신화의 바탕이 되었고, 약팀의 성서와도 같은 수비 전술이 되었다.

독일에서 또 다른 감독이 압박 축구를 주목하였다. 클롭 감독은 공이 있는 스트롱 사이드에는 1대1 마크를 하는 방법을 통해 상대가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을 운반하기 힘들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상대의 후방에서 공을 빼앗아 역습을 가하는 전술을 사용한다. 게겐 프레싱이라 하는 이 전술은 강팀의 가장 기본적인 수비 전술 중 하나로 채택되고 있다.